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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ㅡ 시어머니 면전에 할말 다 했네요

결혼 5년 33살 여자입니다.
연애때부터 시어머니의 지극한 아들사랑은 잘 알고 있었죠. 
그래도 결혼하면, 나도 며느리가 되고 당신 아들도 확실한 내 남편이 되면 바뀔꺼다 바뀔꺼다 그렇게 생각하고 결혼을 했네요.
어려서 어리석었던건지 심각성을 가볍게 생각했던건지...

5년동안 더 했음 더했지 단 한순간도 바뀌진 않더라구요.
뭐 수도 없지만 먹는거 앞에 정난다고 먹는걸로 젤 구질구질하고 서럽게 하셨던 시어머니..

남은 찬밥은 무조건 내 앞에 밀어두기
맛있는 반찬은 내게서 멀리두고 혹여라도 젓가락 뻗쳐 먹을라치면 눈치주기
내가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는게 눈에 띄면 숨겨두기
식사 후에 가족들 모두 둘러앉아 후식을 먹을때도 내가 낑겨앉아 먹으려하면 어찌 먹고 싶은걸 다 먹고 살라고 하냐고... 얼릉 상정리부터 하고오라던 시어머니..

매번 남편하고 지겹도록 싸누고 남편 역시도 매번 시어머니하고 싸워대는데도 자기가 도데체 뭘 어쨌다고 그러냐며 서러워만 하시던.

오늘 결국 일냈죠..

맛난 게장이 선물로 들어왔다며 퇴근 후에 저녁먹으러 오라던 말씀에 갔다가 결국 폭발하고 말았네요 
너 찬밥 좋아하지?하는 말씀을 시작으로 또 똑같은 패턴...
참고 참았는데..
숭늉까지 끓여놓고 다른분들 반공기는 족히먹은 상에 늦게 자리잡고 게장을 하나 집어드니 젓가락을 탁 치시며 떨어트리시네요..

 

 


그리고선 옆에 남편이 먹고 뱉어놓은 게 껍질을 땡겨주시며 아직 살이 많다고 발라먹으라고.... 
순간 정적...
남편이 뭐라 하려는지 입 열려고 하는 찰나에 제 앞에 있던 찬밥 들고 일어나 싱크대에 쏟아 버리고
가방들고 나가려니 남편도 별말없이 따라나오더군요...
시어머니 니가 미쳤냐 어쩌냐 소리소리 지르시는거에 마지막 이성이 끊어지고 뒤돌아 눈 똑바로 보며 저도 할말 다 했네요 ㅎㅎ


나도 우리엄마아빠가 귀하게 키운 딸이라고
왜 날 남은밥 처리하는 개로 대하냐고
드럽고 치사해서 안먹을테니 그 아까운 찬밥 게껍질 많이 잡수시라고 소리소리 질르고 남편보고도 보란듯이 한마디 하고 나왔네요
쫒아오면 니네엄마가 나 죽이려 들테니까 나오지 말고 니네집에서 대우받으면서 마싯는거 많이 처먹고 성인병 걸려 빨리 죽어버리리고.
지금 나 쫒아나오면 내손에 죽을 줄 알라고.

시어머니 한테 말할때는 생각보다 속시원히 몇마다 안나오는거 같더니 오히려 신랑한테는 내 입이 왜이
러나 싶을만큼 다다다다 쏘고 나왔네요 ㅎㅎ
그래도 그동안 남편이 중간에서 내편 잘 들어주고 잘 막아준다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래도 시어머니보단 신랑이 편했는지 말도 잘나오더라구요 ㅎㅎ

당신한테 뭐라할땐 놀라는 눈치만 있더니 당신 아들한테 반말에 쌍말까지 섞어가며 쏘아대니 우리 드럽고 치사한 시어머니 화나서 넘어갈듯 하던데...
그것도 꼬숩네요 ㅎㅎ

결국 남편이 따라나와 말리고 빌고 난리쳤는데도 시어머니 보란듯이 밀쳐내고 혼자 커피숍에 앉아 이러고 있어요 ㅎㅎ

뭔가 부들부들 떨리는게 무서운건지 겁이나는건지 모르겠지만 속은 후련합니다!!
앞으로의 일은 우선 생각안하고 이 개운한 마음으로 맛있는 커피나 먹으려구요.ㅎ

까짓꺼 이혼밖에 더 하겠나요
내가 당신아들 없으면 못사는 여자라도 되는줄 알았던거라면 돌려주고 혼자서 멋들어지게 잘 살아버릴랍니다

마지막으로 시어머니 홧병에 수명이나 한 이삼년 줄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내가 5년동안 날린 내 수명에 비하면 껌이겠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후기 >
깜짝 놀랐네요;;
어제 그렇게 커피한잔 하고 집에가서 정리하고 자고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하느라 확인을 못했는데..
뭐 대단한 후기를 바라신거 같은데 그런게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지금까지 일은 말씀드릴수 있으니 ㅎㅎ

우선 댓글 보다보니 저같이 먹을걸로 치사하게 당하신 며느리 분들이 많으시네요 ㅎㅎ
밥 먹고 있는데 반찬뚜껑 닫는다는 시어머니 댓글보고 한참 웃었네요 우리 시어머니 같아서..ㅎ
제가 밥을 늦게 먹기도 하고 숭늉 끓여두고 좀 늦게 시작하니 항상 제가 젤 마지막까지 먹으면 꼭 그러시거든요.. 맛있는 반찬 뚜껑 닫아 넣어버리기 신공..
찬밥 먹은 며느리들도 많으시고..
시어머니가 되시면 다들 비슷비슷 하신가봐요 ㅎㅎ

꼭 먹는거로만 그런것도 아니시고..
여행다녀오시면 며느리 선물만 쏙 빼놓고 사오시기
동창분들이 다들 며느리 음식 하나씩 해오기로 했다고 말도안되는 일시키기
넌 얼굴 좋은데 왜 내아들은 너랑 결혼하고나선 계속 얼굴이 까칠하냐는 시비걸기
ㅎㅎㅎㅎ
뭐 끝도 없네요 ㅎㅎㅎ
아, 저희 시어머니 또 특이하신게 제가 일하는걸 싫어하셨어요.;;
요즘 시어머니들은 당신 아들만 고생하는거 싫어하시고 며느리도 일하길 바라신다는데 우리어머니 5년동안 한결같이 제가 일을 관두길 계속 요구하고 계세요.;;;
아마 제가 돈을 벌고 있어 아쉬운게 없으니 당신 뜻대로 하지 못하신다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ㅎㅎ
능력없어지고 해야 자기 입맛데로 구슬릴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

음.
제가 어제 일만 급하게 다다다다 쓰느라 다른설명을 못해서 많이 오해하신거 같은데 제가 5년동안 당하고만 있던건 아니었어요;;;
결혼초엔 너무 어리기도 했고 이런상황을 처음 격어봐서 그저 서럽고 복받히고 그래서 참 많이도 울고 시댁 안간다고 난리 부리고 남편잡고 이혼하자고 소리 치고 그랬었어요 ㅎㅎ

그게 피크였던때가 결혼 2년차쯤..
정말 너무 서럽고 화나서 시댁 다녀온 그날 저녁에 그냥 짐싸서 집을 나왔었네요
그날은 가족 다같이 떡국을 먹는데 내껄 항상 젤 마지막에 뜨니 양이 좀 모잘랐었나봐요.
아니 충분했는데 꾸역꾸역 다른가족들 그릇에 가득 퍼 담아 내걸 일부러 안남기셨죠 ㅎㅎ
그래놓고 남은 떡국 국물에 수돗물 섞어주시며 떡 냉장고에 더 있으니 남은떡 넣고 더 끓여먹으라시던 어머니.
그날 어제완 다른 모양으로 폭발을 한거죠 ㅎㅎ

친정을 가기엔 아빠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서 못가겠고..
보증금 없이 월세좀 쎄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원룸 잡고 들어가서 한 두달 별거아닌 별거도 했었네요
그때 제발 이혼좀 해달라고 그렇게 많이 졸랐었어요 남편잡고..
꼭 내가 미움받고 못먹는게 서러워서 이러는게 아니다 이런일들때문에 내 자존감이 무너지는게 너무 싫어서 그런다 설득하고 화내고 울고 빌고.. 그 난리를 쳤는데 남편은 이혼은 끝까지 안된다고 하며 내손에 쥐어준게 모든 명의를 내이름으로 돌린 서류봉투였네요.
집이며 차며 보험이며 적금이며 자기 월급들어오는 통장까지 전부다 제 명의로 싹 바꿔 주며
또 다시 니가 너무 화가나고 서러워서 나랑 헤어지고 싶을때 그때는 두말않고 너 다 주고 이혼 해줄께 그러니까 한번만 더 참아달라 하더라구요 원하면 호적이라도 파서 서류 정리 해줄께 하면서.

이미 두달 넘게 지난후라 내 화도 사그라 들은 후였고...상대는 시어머니시고 문제는 이남자가 아닌데 왜 우리가 이래야 되나 싶기도 했고..그래서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 다시 이러고 살았네요 ㅎㅎ
어떻게 참고 살았냐고 하시는 댓글들.. 그냥 이혼해버리시라는 말씀들.. 다 이해도 하고 저도 한때는 하루에 수십번도 더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막상 살아보면 또 그게 그렇게 쉽지 않더라구요 ㅎㅎ

그 후엔 그냥.. 화나고 서럽다기 보다 시어머니가 불쌍하고 웃기고 그랬던거 같아요
댓글들 말씀데로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먹을걸로 저러나 싶기도 하고...ㅎㅎ
뭐 당신이 안주면 내가 못먹나 싶어 웃기기도 하고 ㅎㅎㅎ
마싯는거 숨기면 찾아서 보란듯이 먹기도 했고 찬밥 밀어주면 햄버거 먹고 싶다고 남편시켜 햄버거 사오라고도 해봤고 마싯는게 멀리 있으면 나 저거좀 집어줘 해가며 보란듯이 남편 귀찮게도 해봤고...
별거 이후엔 저도 홧병나지 않을만큼은 시어머니한테 받아치며 지냈어요 ㅎ
저도 30대가 되고 많이 당하다보니 여유가 생긴거죠 ㅎㅎㅎ

남편이 시댁에 발길을 끊자 했었어도 최소한의 도리는 하고 살려고 했던건 착한여자 컴플렉스도 아니고 실제로 제가 착해서도 아니고 단지 어떤일이 벌어졌을때 그래도 난 최선을 다했어 다들 봤지? 내 잘못 아니다? 이말이 하고 싶어서 였어요

그러다 어제 그 일이 터진거고..
순간의 정적 그 속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네요
짧은 시간 긴 생각..
댓글들 처럼 상을 엎어버릴까 상욕을 해버릴까 막 별별 생각을 순간적으로 다 해봤는데 순간 판단하기엔 그렇게 막나가버리는거 조차 그리 현명한건 아닌거 같다는 판단하에 시어머니 뒷목 잡을 정도의 강도로 조절한게 어제 그정도였어요 ㅎㅎ
내 기분대로 막나가버리면 결국 내가 시어머니한테 죄송하단 말을 할 상황이 올꺼 같다는 짧은시간속의 판단 ㅎㅎ
지금은 내 기준에 적당한 수위여서 너무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뭐 버릇없네 어쩌네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어쩔수 없지만 그냥 지금은 좋네요

그리고 어제 그 이후의 상황...
허무하시겠지만...
정말 아무일도 없네요;;;
남편이 어떻게 결판을 내고 온건진 모르겠지만 시댁에선 전화한통 문자한통도 안오는 평온한 하루였답니다.
어제 커피한잔하고 집에오니 9시쯤 됐었고 씻고 잘 준비하고 있으니 11시쯤 남편이 들어오더라구요.
저녁에 있었던 일에대해선 한마디도 안하고 그냥 둘다 모른척 누웠고 그 후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듣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는 말도 듣고.. 그러고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그 벼르고 벼르던 말을 했네요 ㅎㅎ
봤지? 난 할만큼 했지? 내 잘못 아니지? 이제 그만해도 되지?..

물론 남편도 알았다 했구요...
어머니 돌아가신 후에나 찾아뵙자는 말까지 해주네요.

앞으로 어떻게 돌아갈진 모르겠어요.
사람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게 아니니...
우선 그래도 제가 모지리가 아닌이상 더 심하게 당할 일은 없을꺼 같고 남편도 뼛속까지 내 편인거 같으니 걱정도 없네요
만에하나 이혼녀라는 딱지를 붙일일이 있다고 해도 이혼녀딸보다 고생하는 딸이 더 보기 싫으실꺼라 새겨주시던 친정도 있구요.

ㅎㅎㅎ
기대하시던 후기 아니라 죄송합니다;;
그저 같이 속상해해주시고 위로해 주심에 너무 고맙고 그동안 쌓였던 서러움인지 화인지 모르는 감정이 터져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했네요
글쓰기 시작한지 벌써 한시간이 넘었어요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도 좋게 마무리 되었으니 다행이지만,

 

저렇게 될때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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