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아주 오래된 책.

처음 읽은게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헷갈릴만큼 시간이 지났다.

결혼하고도 꼬옥 챙겨왔던 내가 좋아하는 책,

 

애정이 가득 담긴 책.

 

오랜만에 책을 펼쳐보니,

저 책속의 여주인공 '미흔'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아졌다는걸 깨달았다.

 

 

아주 오래된 잎들도 발견했다.

그땐 책을 읽다가 종종 사이에 넣어 말리는걸 좋아했다.

 

아직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에는 초등학교 2학년때 넣어둔 국화잎이,

이 책 사이에선 이렇게 종종 보이는 잎들이.

 

나의 지나온 시간을 말해주는거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처음 이 책을 접하고 전경린을 알게된 후,

한동안 전경린 책만 읽기도 했는데

구입해서 소장한건 이책이 유일하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그때 막 사랑이라는 환상에 부풀어있었던 나는

(문학소녀는 아니고 음란소녀였다.)

 

사랑에 순간 모든걸 내던지다니-

세상에 저런 바보들이있나, 아니면 저런 정열적인 사랑.

활활 불타오르는 사랑을 해보고싶다는 생각도 했었던듯도 하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결혼생활을한지 몇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책을 보니 온갖 생각이 다드네.

 

그땐 정신과약을 먹는다는 것도,

약을먹고 왜 늘어진다는건지

이해안되면서 약먹으면 어떤지 너무 궁금했었는데

그걸 지금 내가 다하고있다.ㅠㅠㅠ 

*그치만 약은 정말 훌륭해*

 

남편의 외도 후 부터 행복한 가정이 진짜 말그대로 개박살나고_-

무기력하게 삶을 살아가기만 하던 여자가.

남자 '규'를 만나서 빠져버리는 이야기.

둘다 가정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들인데,

규는 사랑은 믿지않는 가벼운만남을 추구하는사람.

만나다보니 게임을 먼저 제안한건 '규'인데

 

<사랑한다고 말하면 지는게임. 내 기억에 규는 이 게임에서 한번 졌었다고 했다.>

 

진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결말로 달려갈수록 충격.

남편인 효경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걸  들킨 뒤부터

(처음에 효경은 남자가 누군지는 몰랐음)

그때부터 진짜 손에 땀을쥐고 봤음..

 

파괴적이고 잔인한 엔딩으로 들어간다.

 

미흔 , 효경(미흔의 남편) , 규 

셋 다 지옥으로 떨어지는듯한 엔딩.

이건 권선징악도 아니고 애매모호한것이..

그냥 사람사는 이야기인가,

효경도 미흔에게 가해자였고 (초반 불륜크리는 이사람이..)

어떻게 너란 사람이 그럴수가있냐고 이해하지 못함.

 

미흔도 효경에게 규의 가족에게 가해자였다.

규도 효경과 규의 가족에게 가해자.

 

완벽한 피해자도, 완벽한 가해자도 존재하지 않는듯한.

*완벽한 피해자는 규의 부인같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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